산불 이후의 회복, 청년 공동체가 이어온 시간

2025-12-22

행정안전부와 피스윈즈코리아가 함께한 ‘산불재난지역대상 지역청년공동체 활성화 사업 성과공유회’가 18일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열렸다. 산불 이후 지역 현장에서 회복과 연대를 만들어 온 청년 공동체의 활동과 회복의 과정을 함께 돌아봤다.

공동체로 이어지는 회복


지난 18일,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산불재난지역대상 지역청년공동체 활성화 사업 성과공유회’가 열렸다. 사업에 참여한 10개 청년 공동체가 지역에서의 회복을 도모한 시간을 공유했다. /사진=최소원 기자지난 18일,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산불재난지역대상 지역청년공동체 활성화 사업 성과공유회’가 열렸다. 사업에 참여한 10개 청년 공동체가 지역에서의 회복을 도모한 시간을 공유했다. /사진=최소원 기자


‘산불재난지역대상 지역청년공동체 활성화 사업’은 올해 8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됐다. 전국 산불 피해 지역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해 10개 청년 단체를 선정하고, 지역별 상황에 맞는 활동 과제를 매칭했다. 단체별 활동 예산과 함께 컨설팅을 지원해 산불 피해 지역의 회복과 청년 공동체 활성화를 동시에 도모했다.

영덕·의성·안동·강릉·울산·산청·청송·영양 등 산불 피해 지역에서 ▲글쓰기모임W(울산 울주) ▲사회적협동조합 누구나(강원 강릉) ▲두두랩(경북 의성) ▲로컬그라피 오월(경북 안동) ▲메이드인피플(경북 영덕) ▲숨탄것들(경북 청송·영양) ▲임팩트메이커스(경북 영덕) ▲천국박스(경북 안동) ▲청세권협동조합(경북 의성) ▲플로비티(경남 산청) 등 10개 단체가 활동했다.

청년들은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에 맞춰 주민들과 소통하며 사업을 만들어 나갔다. 실질적으로 활동한 두 달여의 시간 동안 1천여 명의 주민을 만나며 300여 점의 사진·영상·기록물 등 콘텐츠를 남겼다. 지역 공동체 가입 문의도 늘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내년에도 자체적으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성과공유회에서는 우수 단체로 선정된 3개 청년 공동체의 활동 경험이 공유됐다. 이어 격려의 의미가 담긴 행정안전부 장관상 표창이 수여됐다. /사진=최소원 기자이날 성과공유회에서는 우수 단체로 선정된 3개 청년 공동체의 활동 경험이 공유됐다. 이어 격려의 의미가 담긴 행정안전부 장관상 표창이 수여됐다. /사진=최소원 기자


이날 행사는 2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에서는 사업 소개와 우수 단체 발표·표창, 사진촬영이 진행됐다. 2부에는 사업 내용을 담은 전시 관람과 자율 네트워킹이 이뤄졌다. 참가자들은 자유롭게 전시를 관람하고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경험에 공감했다.

기록으로 관계를 잇다

이날 우수 단체로 선정된 3개 청년 공동체는 현장에서의 구체적인 활동 경험을 공유했다.

울산 울주에서 활동한 ‘글쓰기모임W’는 글과 인문학을 매개로 산불 이후 지역의 기억을 기록했다. 재난 속에서 경험한 주민들의 우여곡절을 듣고 지역의 유관 기관과 협업하며 점진적으로 공동체를 확장해 나갔다. 청년 작가 중심의 기록 활동을 시작으로 토크콘서트와 지역 축제, 인문학 캠프까지 단계적으로 프로그램을 확장했다.

안동의 ‘로컬그라피 오월’은 사진을 중심으로 한 기록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그들은 산불 이후 기록자로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고민하던 중 이 사업을 만났다. 단순히 사진으로 상황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지역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고 식사를 하며 관계 속에 기록 작업을 이어나가고자 했다. ‘집’을 주제로 한 미술 치료 프로그램 '그림 같은 집을 짓고'와 어르신들의 모습을 남기는 '토갓일일사진관'으로 어르신들의 기억과 현재를 남겼다.

안동에서 활동하는 ‘(주)천국박스’는 산불 피해 가구를 대상으로 화재 청소와 마음 회복 활동을 진행했다. 유품 정리와 빈집 정리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그을음과 잔해가 남은 공간을 무상으로 정리했다. 또 주민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와 미술치유 활동도 병행했다. 이 과정은 에세이로 엮여 지난 11월 출간됐다.


왼쪽부터 ▲글쓰기모임W 노상훈 대표 ▲(주)천국박스 황상문 대표 ▲로컬그라피 오월 최민지 팀원. /사진=최소원 기자왼쪽부터 ▲글쓰기모임W 노상훈 대표 ▲(주)천국박스 황상문 대표 ▲로컬그라피 오월 최민지 팀원. /사진=최소원 기자


로컬그라피 오월 최민지 팀원은 “올 봄 산불을 마주하면서 기록자로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고민했다. 봉사활동도 하고 사진으로 기록하기 위해 마을을 방문했지만 참혹한 현장에 차마 카메라를 들이밀 수 없었다”며,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방식이 청년 기록자, 이웃 청년으로서의 애도의 방식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들어가서 인터뷰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소통하고 시간을 보내는 관계 속에 진짜 기록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회복은 사람이 중심이 돼야”

이날 행사에서는 헌신적으로 활동한 단체와 청년을 격려하고자 행정안전부 장관상이 수여됐다. 우수 단체로 선정돼 발표한 세 팀이 표창을 받았다.

수상자로 나선 행정안전부 지역청년정책과 홍정우 과장은 “지역과 주민을 직접 마주하며 쌓아온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의 성과가 가능했다”며 “이번 표창은 현장에서 헌신한 모든 청년 공동체에 대한 감사와 격려의 의미”라고 말했다.

피스윈즈코리아 이동환 사무국장은 “이번 사업은 산불 재난 회복과 청년 공동체 활성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현장에서 함께 증명한 사업”이라며, “각 단체가 비슷한 결과를 만들기보다 주민과 소통하며 현장 상황에 맞게 계속 수정해 나간 점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이번 성과공유회는 산불 이후 지역 회복이 단기간의 지원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물리적 복구 뿐만 아니라 지역에 남아 삶을 꾸려나갈 지역의 사람과 공동체의 회복이 필요하며, 사람과 관계를 다시 잇는 주체로서 청년 공동체의 역할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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