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0 세계 난민의 날】 시리아가 반드시 더 나은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어요

2026-06-19

2025년 6월, 이스탄불공과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압두라흐만 주비 씨

2025년 6월, 이스탄불공과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압두라흐만 주비 씨


난민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는 결코 흔하지 않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난민 가운데 실제로 귀환하는 사람은 전체의 3%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2024년 12월 아사드 정권이 붕괴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수많은 시리아 난민들이 오랜 망명 생활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희망을 얻게 된 것입니다. 


피스윈즈 시리아 사업에서 활동하고 있는 압두라흐만 주비(Abdurrahman Zubi) 씨도 그중 한 명입니다. 18세의 나이에 홀로 시리아를 떠난 뒤 10년 동안 난민으로 살아온 그는, 현재 가족이 있는 시리아로 돌아가 국가 재건을 위한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Q. 튀르키예에서 보낸 10년의 난민 생활에 대해 들려주세요.

제가 시리아를 떠난 것은 2015년 12월, 18세 때였습니다. 정권에 체포된 친구가 조사 과정에서 동급생들의 이름을 모두 말하게 되면서, 저 역시 하지도 않은 반정부 활동에 연루되었다는 의심을 받게 됐습니다. 


결국 목숨을 지키기 위해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이라면 자동차로 몇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지만, 당시 시리아 남부에서 튀르키예 국경까지 가는 데 거의 두 달이 걸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아 어깨에 큰 부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제대로 된 수술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튀르키예에 입국한 이후였습니다. 


다음 해 대학 입시에 도전해 에르주룸에 있는 아타튀르크대학교에 진학했고, 토목공학을 전공했습니다. 터키어는 전혀 할 줄 몰랐지만 입시가 주로 수학 중심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1년 동안튀르키예어를 배운 뒤 대학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공부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어깨 재활치료와 재수술을 위해 앙카라를 오가야 했고, 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일을 병행해야 했습니다. 


튀르키예에서는 비교적 빨리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 공부도 하고 일도 할 수 있었던 점은 정말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수술을 받을 때 가족은 곁에 없었습니다.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해야 했고, 어깨를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그 시기는 정말 불안한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정착한 에르주룸은 외국인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도시였습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언어를 배우고 친구들이 생기면서 조금씩 지역사회에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삶이 어느 정도 안정된 뒤에는 자원봉사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 난민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그 과정에서 2023년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이후 피스윈즈와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제 전공을 살려 학교 건설 사업에 참여했고, 피해 지역의 복구를 지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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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피해 복구 사업의 일환으로 학교 건설에 참여했습니다.


Q. 난민으로 살아가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가장 힘들었던 것은 외로움이었습니다. 


튀르키예에서 친구들도 사귀었고, 전화로 시리아에 있는 가족들과 이야기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가족이 실제로 곁에 있는 것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마치 고아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또 다른 어려움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시리아 상황이 바뀌지 않을 것만 같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2024년 12월 아사드 정권이 무너졌다는 소식은 저뿐 아니라 많은 시리아인들에게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Q. 2024년 12월 아사드 정권이 붕괴되었다는 소식은 어디서 들었나요?

그날 저는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 지역에서 NGO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진 피해 복구 사업에 참여하고 있었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뉴스를 봤는데, 처음에는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날 밤은 한숨도 자지 못했습니다. 계속 뉴스를 보면서 정말 일어난 일인지 확인하고 또 확인했습니다. 


 아침이 되자마자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드디어 아사드 정권이 끝났네요." 불과 하룻밤 사이에 정권이 무너진 것입니다. 친구들도 모두 밤새 뉴스를 지켜보고 있었고, 다음 날은 일을 쉬고 함께 기쁨을 나눴습니다. 


제 고향 다라아는 시리아 혁명이 시작된 곳입니다. 그래서 그 순간은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Q. 바로 시리아로 돌아갔나요?

아니요. 당장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았습니다. 


휴가를 내고 곧바로 귀국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당시 제가 맡고 있던 사업과 업무를 정리해야 했습니다. 결국 제가 맡은 일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남은 업무를 동료들에게 인계한 뒤에야 시리아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기다려온 순간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가족들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맡은 책임도 있었기에 끝까지 최선을 다한 뒤 귀국을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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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무을라 지역에서 현장 감독으로 활동하던 당시의 모습


Q. 현재 시리아에서의 생활은 어떤가요?

상황은 조금씩 좋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어려움은 많습니다. 정전도 여전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는 하루 약 18시간 정도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전과 비교하면 큰 변화입니다. 


지방 도시들의 상황은 조금 더 어렵습니다. 어떤 곳은 6시간 동안 정전이 이어졌다가 1시간 정도 전기가 공급되고, 다시 몇 시간 동안 전기가 끊기는 생활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다시 일상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지역사회도 서서히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에게 가장 큰 행복은 가족과 함께 있다는 사실입니다. 10년 동안 가족과 떨어져 지냈기 때문에, 지금 가족들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감사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제 나라의 재건을 위해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은 가족과 함께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사랑하는 나라를 다시 세우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행복합니다. 


Q. 시리아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저는 시리아 사람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적응하고, 상황을 개선하며, 결국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믿습니다. 


물론 현실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14년에 걸친 내전이 남긴 상처는 너무나 큽니다. 전쟁의 흔적은 지금도 우리의 일상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파괴된 건물과 기반시설뿐 아니라, 사람들의 삶과 기억 속에도 깊은 상처가 남아 있습니다. 


국가를 다시 세우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을 것입니다. 시간도 필요하고,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리아 사람들은 수많은 어려움을 견뎌왔고, 그 과정에서 살아남는 법과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웠습니다. 


국제사회의 협력이 이어진다면 시리아는 반드시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저는 시리아가 이전보다 더 나은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난민으로 살아온 지난 10년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저는 고향에서 가족과 함께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저의 이야기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고향을 떠나 살아가고 있는 난민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더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고향으로 돌아가 다시 삶을 시작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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